
형광펜은 그냥 눈에 띄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.
형광색으로 쓱 긋고
중요한 부분만 표시하면 끝.
그래서 그 이상을 기대해본 적은 없었다.
어느 순간부터
형광펜도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.
너무 튀는 색은 눈이 피로했고
번지는 잉크는 글씨를 망치기도 했다.
그래서 자연스럽게
조금 덜 자극적이고
조금 더 편안한 형광펜을 찾게 됐다.
그때 알게 된 게
마일드라이너였다.
1. 따라올 수 없는 마일드라이너만의 색감
마일드라이너를 처음 썼을 때
가장 먼저 느껴진 건 색이었다.
형광펜인데도
눈에 확 튀기보다는
조금 누그러진 느낌.
그런데 쓰다 보니까
단순히 연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색이었다.
연카키, 연분홍, 연하늘, 연노랑 같은 색들.
다 비슷하게 연한 톤인데도
하나하나 분위기가 다르고
묘하게 독특하다.
연카키는 차분하고
연분홍은 부드럽고
연하늘은 맑고
연노랑은 은은하게 밝다.
그래서 색을 고르는 재미가 생긴다.
예전에는 형광펜을 고를 때
그냥 눈에 잘 띄는 색이면 충분했는데
이건 오히려
어떤 색으로 표시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.
그리고 여러 색을 같이 써도
서로 튀지 않고
자연스럽게 어울린다.
그래서인지
괜히 한 줄 더 긋게 되고
조금 더 자주 쓰게 된다.
2. 본질에 충실한 번짐 없음
형광펜을 쓰면서
은근히 스트레스였던 게 번짐이었다.
열심히 정리해놓은 글씨 위에
형광펜을 그었는데
잉크가 번져버리는 순간.
그 작은 불편함이
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.
마일드라이너는
이 부분이 꽤 안정적인 편이다.
완전히 번짐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
일반적인 사용에서는
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정도다.
그래서 메모 위에 바로 써도
부담이 없다.
이 안정감이
결국 계속 쓰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.
3. 결국 하나로 정착하게 되는 이유
형광펜은 종류가 많지만
결국 손에 남는 건 몇 개 안 된다.
마일드라이너는
그중에서도 자연스럽게 남게 되는 쪽이었다.
색이 부담 없고
사용하기 편하고
전체적인 밸런스가 안정적이다.
특별히 튀는 장점이 있다기보다는
계속 쓰기 좋은 느낌.
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
형광펜을 고를 때
다른 걸 찾지 않게 됐다.
그냥 이걸 꺼내 쓰게 된다.
형광펜도 결국 취향이지만
그 취향이라는 것도
결국 반복되는 선택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.
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썼다가
어느 순간 계속 이것만 쓰고 있는 상태.
마일드라이너는
나에게 그런 형광펜이 됐다.
그래서 지금은
굳이 다른 걸 찾지 않는다.
이미 충분하다고 느껴지니까.